Friday, July 4, 2025

둥지의 갈비뼈
저택에 비치된 산소통
산세
창 너머로 보내는 인사, 그 씁쓸함
안개 속 떠돌이개 모임
내면아이
바람이 휘몰아치는 방 안
삽에 올라탄 아이
주례사는 이웃집 아저씨로
전에 살던 곳을 도로 찾는 이유
마트 샴푸 코너
시간을 담는 일들을 하겠다
조금이라도 아프면 병원에 갈 것

Friday, June 6, 2025

기계에게 상담받는 시대
콘서트 마지막 무렵이면
살짝 더 뾰족한 숟가락
기억에 남지 않는 영화들의 공통점
방랑벽
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
‘미워도 다시 한번’이란 말
죽을 쏟고서 닦아보면
상호부조라는 핑계
거실에서 열린 연주회
My family lived here
저 표정과 이 표정 사이에서
산마늘에 싸먹는 불닭볶음면

Thursday, May 29, 2025

클래식 틀고 낮잠을 청하면 느낄 수 있음
무심해 보이는 눈썹
대나무로 만든 컵
달팽이를 콕 찔러봐도 느낄 수 있음
거의 사라지다 싶은 새끼 발톱
젖어버린 쪽지를 펼칠 때
등이 보이는 드레스를 걸친 채 피아노를 치면 보이는 율동 따위
아군에 의한 상처
길을 잃어도 좋은 곳으로
돈을 아빠처럼 쓰게 됐고
평소에도 쓰고 다닐 수 있는 가면을 고안할 것
슬슬 잠도 줄고
오랜 뒤에도 이렇게 간절할 거라고 그땐 둘 중 누구도 알지 못했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