Monday, June 20, 2022

좌석 사이를 지나는 사람 위해 오무린 다리 모양새
그만 나가달라는 안내원의 무미건조함
가방에 우산이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
비 비린내가 마치 계피향 같을 때
공연 시작 전 핸드폰 끄라는 안내와 시늉도 없는 사람들
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나는 기사식당
뒤로 접을 수 없는 수첩
긴 가로수 보다 긴 전봇대
입구 같지 않은 입구
늘어진 넝쿨
앞에 걷는 커플이 쥔 부채의 출처가 궁금할 때
횡단보도 앞 흡연 부스
'삼라만상'을 발음할 때
3명이 앉을 수 있는 너비의 2인용 벤치
버스에 오른 뒤 앉을 자리를 고민하는 시간
괄호가 남발된 글
죽은 유명인의 SNS 계정과 최근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
약봉지를 가위로 자르는 행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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