Thursday, May 29, 2025

클래식 틀고 낮잠을 청하면 느낄 수 있음
무심해 보이는 눈썹
대나무로 만든 컵
달팽이를 콕 찔러봐도 느낄 수 있음
거의 사라지다 싶은 새끼 발톱
젖어버린 쪽지를 펼칠 때
등이 보이는 드레스를 걸친 채 피아노를 치면 보이는 율동 따위
아군에 의한 상처
길을 잃어도 좋은 곳으로
돈을 아빠처럼 쓰게 됐고
평소에도 쓰고 다닐 수 있는 가면을 고안할 것
슬슬 잠도 줄고
오랜 뒤에도 이렇게 간절할 거라고 그땐 둘 중 누구도 알지 못했죠

Sunday, May 18, 2025

“딸, 왼손잡이였어?”
입을 맞추며 옮기는 발걸음 사이사이
목동의 도약
교감은 비효율적일수록 조금 더 애틋함
아내의 온실을 만들 것
녹이 슨 자전거 소리
경주는 쉬러 가는 곳, 가만둘 것
갑작스레 부모님 두 분의 짐을 대신 싸게 됐을 때
러시아 쇄빙선
눈이 어둡다던 구급차운전기사

Sunday, May 4, 2025

사다리에 신긴 신발
상자 안 고이 접어둔 옷들을 들출 때
샤워 후 들어오는 이곳
이젠 치장하는 데에 돈을 쓰지 않게 됐고
마주 보고 누워 나누는 것들 중에 가장 희미한 것
무더위잭콕투게더
삼덕초 앞 문구점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
술집에서 밥 달라면 뭔가 다른 인심이 함께 나옴
빗길에 달리는 소방차
밑창의 앞뒤가 뒤집혀 제작된 신발
이건 세 번째 노을
뒤늦게 접한 중경삼림
고향땅에 심은 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