Friday, July 4, 2025

둥지의 갈비뼈
저택에 비치된 산소통
산세
창 너머로 보내는 인사, 그 씁쓸함
안개 속 떠돌이개 모임
내면아이
바람이 휘몰아치는 방 안
삽에 올라탄 아이
주례사는 이웃집 아저씨로
전에 살던 곳을 도로 찾는 이유
마트 샴푸 코너
시간을 담는 일들을 하겠다
조금이라도 아프면 병원에 갈 것

Friday, June 6, 2025

기계에게 상담받는 시대
콘서트 마지막 무렵이면
살짝 더 뾰족한 숟가락
기억에 남지 않는 영화들의 공통점
방랑벽
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
‘미워도 다시 한번’이란 말
죽을 쏟고서 닦아보면
상호부조라는 핑계
거실에서 열린 연주회
My family lived here
저 표정과 이 표정 사이에서
산마늘에 싸먹는 불닭볶음면

Thursday, May 29, 2025

클래식 틀고 낮잠을 청하면 느낄 수 있음
무심해 보이는 눈썹
대나무로 만든 컵
달팽이를 콕 찔러봐도 느낄 수 있음
거의 사라지다 싶은 새끼 발톱
젖어버린 쪽지를 펼칠 때
등이 보이는 드레스를 걸친 채 피아노를 치면 보이는 율동 따위
아군에 의한 상처
길을 잃어도 좋은 곳으로
돈을 아빠처럼 쓰게 됐고
평소에도 쓰고 다닐 수 있는 가면을 고안할 것
슬슬 잠도 줄고
오랜 뒤에도 이렇게 간절할 거라고 그땐 둘 중 누구도 알지 못했죠

Sunday, May 18, 2025

“딸, 왼손잡이였어?”
입을 맞추며 옮기는 발걸음 사이사이
목동의 도약
교감은 비효율적일수록 조금 더 애틋함
아내의 온실을 만들 것
녹이 슨 자전거 소리
경주는 쉬러 가는 곳, 가만둘 것
갑작스레 부모님 두 분의 짐을 대신 싸게 됐을 때
러시아 쇄빙선
눈이 어둡다던 구급차운전기사

Sunday, May 4, 2025

사다리에 신긴 신발
상자 안 고이 접어둔 옷들을 들출 때
샤워 후 들어오는 이곳
이젠 치장하는 데에 돈을 쓰지 않게 됐고
마주 보고 누워 나누는 것들 중에 가장 희미한 것
무더위잭콕투게더
삼덕초 앞 문구점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
술집에서 밥 달라면 뭔가 다른 인심이 함께 나옴
빗길에 달리는 소방차
밑창의 앞뒤가 뒤집혀 제작된 신발
이건 세 번째 노을
뒤늦게 접한 중경삼림
고향땅에 심은 꿈

Sunday, April 20, 2025

Thursday, April 3, 2025

포옹 뒷편에 끼어진 깍지
그루터기 의자
어둡게 설계된 손전등
좋은 소리도 세 번이면
나무 꼭대기에서 꼭대기로 몸을 던지는 쾌감
천장이 아득하게 높은 박물관
내 맘대로 고친 피아노
오늘도 꿈
사진첩, 환불 될까요?
호탕한 아저씨들과 어울리는 재미
꾸준히 찾아주는 한 사람
다짐 없이도 생긴 다짐
핵심은 남은 재료로 만들 것
같은 반복이어도 나아질 게 없대도
부동산을 공부하는 일
손저림은 여지껏 가시질 않고
화동
머리맡 커다란 말 인형
드디어 봄

Tuesday, March 18, 2025

Saturday, March 8, 2025

적당히 무례할 것
담배 피는 스님
집에 이름을 붙일 것
우호적 무관심
최고의 재산은 만족이래
타지인에게 무시당하는 현지인
자판기 안, 색 바랜 음료캔들
서로 안마해주는 부부의 그림
멍 때리며 노랠 부르는 재미
엄마의 마지막 반찬

Sunday, March 2, 2025

Sunday, February 23, 2025

Saturday, February 15, 2025

두부가 주는 남다른 포만감
불어난 돈 앞에서 든 첫 번째 후회
베일에 쌓인 직업들
독수공방 아내가 하는 기도
곶감 말리는 풍경
위대한 평민
느끼한 사진
싫어하는 곡들만 모아주는 기능
제재소 구석에 둔 피아노 위 톱밥층
새벽에 하는 플랭크
차가워서 발도 디딜 수 없는 방
‘사는 게 다 그렇지’라고 말하게 될 때
찜통째로 나오는 만두집
인공 짚
1인용 교회
그게 너야

Thursday, February 13, 2025

Saturday, January 25, 2025

딱 하루 동안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재주
오이랑 고추장만 있으면 돼
무표정으로 즐기는 영화
강아지 하임리히법
이혼부터 궁금한 독신들
적응 안 되는 침대보 감촉
한옥집 천장에 달린 형광등
무광 바둑알 같은 눈동자
정교하게 만들어진 세트장 안, 어느 끝자락에 다다를 때

Saturday, January 18, 2025

Thursday, January 9, 2025

누워서 치는 기타
독방을 설계하는 마음가짐
넋 나간 아이를 바라볼 때
농사장사공사봉사
작아진 엄마
대충 찍어댔던 출근길 사진들
여행을 취소하는 다짐
먼 옛날의 지구본
나이는 눈을 봐야 보인다
이 편지는 해변을 거니는 중에 쓰여졌고
잘 때 듣는 영화 한 편
무덤 옆 놀이터
내가 듣고 싶은 말을 도리어 남에게 들려주는 짓
매달 마지막 날에만 피기로 한 담배
관계 없는 밤
한없이 품은 연민 뒤에 숨긴 무엇
하고픈 말이 많지만 그럴 도리는 없을 때

Thursday, January 2, 2025